로젠한 실험
로젠한 실험(Rosenhan experiment, Thud experiment)은
정신의학 진단의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실험이었다.
실험자들은 가짜 환자들을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하여 이후 스스로 정상 퇴원할 수 있게 하였다.
이들은 정신 질환을 진단받았으며 항정신병제제를 투여받았다.
이 연구는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이 수행하였으며
1973년 사이언스지에 정신병원에서 정상으로 살아가기(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라는
제목의 논문을 출간하였다.
심리의학 진단의 중요하고 영향력있는 비판으로 간주된다.
로젠한의 연구는 8개 부분으로 완수되었다.
첫 부분은 건강한 가짜 환자들(3명의 여성과 로젠한을 포함한 5명의 남성)이
미국 5개주의 12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입원되어 정신 질환 진단을 받았다.
입원 후 가짜 환자들은 정상적으로 행동했으며
직원에게 자신들은 상태가 괜찮다고 느끼며 더 이상 어떠한 환청을 경험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모두가 정신 질환을 지니고 있다고 인정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질환을 이유로 정신의약품 섭취를 동의해야 했다.
환자가 병동에서 보낸 평균 시간은 19일이었다.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퇴원 전 병에 차도가 있는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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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미국의 임상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로젠한이 정신장애 진단 및 분류체계의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실험이다.
2. 내용
1972년 10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였던 데이비드 로젠한(David Resenhan)에 의해 진행된 실험이다.
정신장애 진단 및 분류체계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총 8명으로 구성된 가짜 환자들이
미국의 12개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퇴원하도록 실험을 설계하였다.
이들은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정신과적인 병력이 없는 일반인들이었다.
로젠한은 이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할 때 귀에서 쿵쿵 소리가 나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상을 호소하도록 요청하였으며,
그 외에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도록 하였다.
그 결과 8명 모두 정신분열증 또는 양극성장애(조울증)으로 진단되어
큰 어려움 없이 입원할 수 있었으며,
입원 후에는 퇴원을 위해 다른 환자들을 돕거나 약을 성실하게 복용하고
글쓰기에 몰두하는 것과 같은 평범하고 모범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물론 이들은 로젠한이 사전에 알려준 방법을 통해
약을 혀 밑에 숨겨놓은 후 몰래 버리는 식으로 실제로 복용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들이 쓴 글은 연구일지로서, 일지는 매일 비밀스럽게 병원 밖으로 전달되었다.
정신병원에서 이들 가짜 환자를 정확하게 걸러낼 수 있는지가 목적이었던 이 실험에서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명의 가짜 환자들이 퇴원하는 데는 평균 20여일 정도가 소요되었고,
병원에서 이들이 보인 정상적인 행동은 진단명에 해당하는 증상들로서 간주되고
평범한 과거사 역시 정신병적인 방향으로 왜곡 해석되었다.
오히려 함께 입원한 진짜 환자들 중 일부가 이들이 가짜 환자라는 것을 알아챘으며,
실험 의도와 그들의 직업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아맞히기도 하였다.
가짜 환자들은 퇴원 시 ‘완전 회복’이 아닌, ‘회복 중에 있는 정신분열증’으로 기록되었다.
이 실험에서는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관찰도 병행하였는데,
많은 경우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정서적인 교류나 인간적인 소통을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 약물치료에 집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신장애 진단 및 분류 체계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다.
로젠한은 가짜 환자들이 관찰한 내용을 정리하여
1973년 사이언스지에 《정신병원에서 정상으로 살아가기(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로젠한 실험은 당시 정신의학계에 매우 큰 충격을 안겨주었으며,
기존의 진단체계와 정신의학계의 신뢰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가져오는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정신의학계에서는 이 실험 결과에 매우 반발하였으며,
가짜 환자를 만들어 정신병원들을 기만한 데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였다.
일부 정신병원들에서는 실험 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로젠한에게 가짜 환자들을 보내면
그들을 가려내겠다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이에 로젠한은 실제로 후속 실험으로 정신병원에 환자들을 더 보냈고
, 3개월간 총 193명의 환자를 받은 정신병원에서는 41명의 가짜 환자와
42명의 가짜 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분류하였다.
그러나 로젠한은 그들 중 가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혀
정신의학계에 다시 한번 충격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에도 로젠한은 유사한 연구들을 진행하여 비슷한 결과들을 도출하였으며,
이는 보다 정확한 진단기준의 마련, 진단명에 의한 낙인효과에 대하여 정신의학계가
보다 경각심과 신중함을 가지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정신과의사인 로버트 스피처(Robert L. Spitzer)는 로젠한의 실험이
증상에 대한 언어적 보고를 통해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정신병원 장면의 특성상
환자들이 거짓으로 꾸며낸 증상을 구두로 이야기할 때 가려내기는 쉽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진단체계 자체가 부정확하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가짜 환자들의 정상적인 가족력에 대해 의료진이 왜곡 해석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신장애의 진단이 현재 상태뿐만 아니라 과거 증상에 기반하여 내려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젠한 실험 [Rosenhan experiment]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의학 진단 도전
( 일부러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
<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 실험을 한 데이비드 로젠한 박사 >
1972년 미국의 한 지역 정신병원 진료실에 찾아와
“얼마 전부터 쿵 하는 소리가 들려요”라며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었다.
의사가 “무슨 소리요?”라고 물었더니,
“공허하고 둔탁한 소리예요. 텅 빈 듯한 느낌. 쿵 하는 소리예요”라고 대답했다.
20분 남짓 면담한 의사는 그 사람이 ‘쿵(thud)’ 하는 환청이 들리는
정신증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입원시켰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7개 병원에도 이와 똑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남녀가 찾아가 모두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들 8명 중 7명은 정신분열병(조현병), 1명은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으로 진단받았고,
짧게는 7일부터 길게는 52일, 평균 19일간 입원한 후
‘일시적인 정신회복’이라는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그런데 이 환자들이 입원했을 때 이상한 일이 있었다.
병동의 다른 환자들이 그들을 붙잡고,
“당신은 미치지 않았어요. 분명히 이 병원을 조사하러 온 거예요”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정말 그들은 미치지 않은 것이었을까?
그랬다. 그들은 사실 가짜 환자들이었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로젠한(David Rosenhan)이
대학원생, 화가, 주부, 심리학자 등 정상인들을 모집해 몇 가지 증상을 교육시켰고,
자신도 이들과 함께 병을 가장해 정신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지 시도해 본 것이었다.
1년 후 로젠한 교수는 이들의 진술과 경험을 일종의 실험으로 정리해서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라는
제목으로 발표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인권과 자유를 속박한다고? >
로젠한 박사의 이러한 시도는 의사가 환자를 정신의학계에서 설정한 잣대로
임의로 진단하고 규정하면서 환자의 인권과 자유를 속박한다는
‘반정신의학(antipsychiatry)’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는 정신과적 진단체계가 객관적인 기준이나 검증체계 없이
비과학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환자의 말만 믿고 진단기준에 맞춰
자의적으로 진단해 버린다며 통렬히 비판했다.
<사이언스>에서도 이런 무모하고 위험한 시도가 학문적 비판과
문제의식을 제기한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가치 있다고 받아들인 것이다.
로젠한 박사의 실험 이후 미국정신과학회는
훨씬 객관적이고 엄밀하게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진단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논문은 정신과 의사들의 엄청난 반발을 가져왔고
정신의학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한 병원에서는 자신들에게 가짜 환자를 보내면 모두 잡아내겠다고 로젠한 박사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석 달 후 그 병원은 41명의 가짜 환자를 찾아냈다고 발표했지만, 문제는 더 커지고 말았다.
로젠한 박사가 가짜 환자를 단 한 명도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일은 정신과적 진단체계의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정신과 의사의 전문성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당시 [정신과적 진단과 통계를 위한 매뉴얼(Diagnosis and Statistical Manual; DSM)]이
2판까지 나와 있었는데, 이 사건 이후 미국정신과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는
훨씬 객관적이고 엄밀하게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진단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몇 년 후 나온 DSM-III부터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진단체계의 기본 골격과 유사하게 발전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몇 년 후 밀로스 포먼(Milos Forman) 감독의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가 개봉되었는데,
사실은 정상일지 모르는 주인공이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전두엽 절제술을 받고,
결국 정신병원 밖을 영원히 못나가게 되는 결말 또한
이 사건과 함께 대중들에게 정신과의 문제점,
정신병원의 위험성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파급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환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
정신의학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로젠한 박사의 실험이 학계와 대중에 미친 영향력은 광범위했다.
사람들이 ‘보려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는
문제제기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병원을 찾아온 사람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그 사람의 증상을 정신과 의사의 시각으로 보게 되고,
경우에 따라 의사의 주관적인 시선이 선입견으로 작용하여
왜곡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신의학이나 심리학뿐 아니라 과학철학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과학적 진실도 주어진 데이터를 취사선택하고 해석하는 데
주관적 심리가 작용하면서 서로 다른 주장들이 부딪칠 수 있다.
로젠한 박사는 논문에서
“우리가 사용한 언어 표현에 부여되는 의미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진단에 맞춰 판단되었다
. 만일 우리가 정상임을 알고 있었다면 완전히 다른 의미가 부여되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
바로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가 진실할 것이라 믿는다’는 기본적인 토대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의사가 ‘환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전제하고 환자를 대하면
의사와 환자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신뢰 관계를 맺기 어렵고,
환자도 자신을 의심하는 의사를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칫하면 최적의 치료시기를 놓쳐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의사는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기본적으로 ‘환자는 신의를 갖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한다’는
가정 하에 환자를 대한다.
만일 의사가 ‘환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전제하고 환자를 대하면
의사와 환자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신뢰 관계를 맺기 어렵다.
<출처: Getty images>
미국 드라마 [닥터 하우스]의 하우스 박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진단의학과’의 과장으로 어느 병원에서도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한 환자들만 진료한다.
환자가 설명한 병력에서 허술한 점을 찾아내고,
일부러 숨긴 부분들을 찾아내기 위해 환자가 언급하지 않은 신체부위를 점검하거나,
팀의 다른 의사들을 시켜 환자의 집을 수색하게 한다.
“환자는 언제나 거짓말을 해”라는 하우스 박사의 말은 환자가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에서 병을 재구성하여
스스로 병력 내러티브를 만들어오는 데서 벌어진 오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러티브는 환자 자신의 생각일 뿐,
객관적인 병의 실체로 다가가는 길이 아니다.
환자가 중요하지 않은 증상이라 여겨 말하지 않은 증상이
실제로는 치료를 위한 결정적인 실마리일 때도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것이다.
정신의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논란은
‘무엇을 병이라고 부를 것이냐’의 문제다.
알코올이나 마약류에 의한 중독증상이나 뇌손상처럼
확연하게 드러나는 문제가 아닌 한,
객관적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환자가 말하는 내용을 평가하며,
그동안 발생한 비정상적인 판단이나 감정 등을 종합해
진단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의학계는 수십 년간 지난하게 노력해 왔으며,
로젠한 박사의 도발적인 실험 이후 진단체계에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
< 정신의학 진단의 타당성 논쟁이 다시 시작되다 >
로젠한 박사 실험 30년 후 로렌 슬레이터는 로젠한 박사의 실험을 재현했다.
약 30년이 지난 후 이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04년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2005년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Opening Skinner's box)]에서 저자 로렌 슬레이터(Lauren Slater)가
로젠한 박사의 실험을 다뤘던 것이다.
게다가 슬레이터 본인이 9번이나 응급실을 방문해
로젠한 박사의 실험과 똑같이 “쿵 소리가 나요”라고 증상을 호소했고,
대부분 중증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슬레이터는 여전히 정신과에서는 자의적 진단으로 약만 처방하려고 한다고 결론 내렸다.
마치 지난 30년간 정신과가 근본적 변화 없이 도리어 약만 처방하려는 경향만 늘어났다는 논조였다.
이 책이 미국 내에서 반향을 일으키자,
오랫동안 진단체계 DSM을 만들어왔고 30년 전 로젠한 박사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던
정신과 의사 로버트 스피처(Robert Spitzer) 박사가 이에 대응하는 실험을 했다.
그는 이 책의 묘사와 똑같은 증상을 일종의 의학사례로 구성해서
응급실에서 진료하는 74명의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 진단과 치료계획을 조사했다.
슬레이터가 9개 병원에서 똑같은 진단과 처방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단 3명의 의사만 중증 우울증으로 진단했고,
3분의 1인 20여 명의 의사는 약물처방을 결정했다.
스피처 박사는 이런 결과를 2005년
<신경과 정신질환 잡지(Journal of Nervous and Mental Disease)>에 보고하면서
슬레이터가 쓴 책의 오류를 지적했다.
논란을 의식한 잡지 편집장은 ‘왜 이 논문을 게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슬레이터의 반론도 함께 실었다.
편집장은 슬레이터의 책이 학술적 성격의 글도 아니고
그녀의 응급실 실험도 정밀한 연구가 아니기에 학술계에서 고려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대중에 대한 영향을 생각할 때는 한계가 있더라도
스피처 박사의 반박 연구를 게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신의학적 진단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 로젠한 박사의 사건은,
정신의학의 진단체계 발전을 위한 큰 자극제가 되었다.
지금은 상당히 정교한 방법론을 갖추고,
다양한 종류의 심리검사와 행동관찰을 위한 발전된 평가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어느 수준 이상의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정상인의 비정상 되기’의 21세기 버전 탄생 >
특수한 상황에서는 이런 시스템에도 허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외국에서는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신질환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정신질환을 가장하는 사람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2010년 유명 비보이 9명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병역을 면제받았다가 경찰 조사로 현역 입대한 사건이 있었다.
비보이들은 한 달간 정신과에 입원하고 2년간 꾸준히 병원에 다니면서 의사를 속였고,
병무청 징병 전담 의사까지 속이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환청을 호소하고 눈 맞춤을 피하며 불안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거나,
외래에서 치료를 받아도 큰 호전이 없자 결국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정신분열증, 정신지체 등의 증상을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연기해서
무려 9명이 자신들이 원하는 진단을 받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로젠한 박사 때에 비해 훨씬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검증과정을 모두 통과해냈는데,
만일 제보가 없었다면 경찰도 끝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정상과 비정상을 검증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의 상호신뢰 속에서,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충분히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Getty images>
< 우리나라만의 특수 상황이었을까? >
정신질환이 있으면 취업, 보험 등에 불이익이 있다는 괴담 때문에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조차도 병원 가기를 꺼려하고,
분명한 증상이 있음에도 적절히 치료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일부러 면제판정을 받을 수준의 심한 정신질환을 연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말이다.
로젠한 박사가 정신의학시스템을 비판하기 위해 시도했던
‘정상인의 비정상 되기’가 우리나라에서는 병역의 의무를 피하기 위한
탈법적 방법으로 둔갑해 21세기에 환생한 것이다.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며 정상과 비정상을 검증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임이 분명하다.
시스템을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다고 해도,
속일 의도와 목적이 뚜렷하면 완벽하게 막아내기란 불가능하다.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과 평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정신의학계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해답을 얻지는 못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가 상호신뢰를 갖고,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충분히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정신의학계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근본 가치다.
[네이버 지식백과] 데이비드 로젠한의 정신의학 진단 도전 -
일부러 정신병원에 입원하기 (정신의학의 탄생, 2016.01.15, 하지현)
데이비드 로젠한
1. 요약
데이비드 로젠한(David Rosenhan)은 미국의 심리학자다. 그는 로젠한 실험으로 알려져 있다.
2. 내용
1973년 로젠한은 논문
"제 정신으로 정신병원에 들어가기(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를
출판했다.
이 실험은 정신병 병력이 없는 8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12개의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도록 했다.
환자들은 조현병이나 양극성 장애로 진단받았다.
연구의 후반 부분에서 한 병원은 로젠한에게 유사한 실험을 하도록 도전했다.
193명의 신규 환자 중 83명이 가짜 환자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사실, 로젠한은 환자를 보내지 않았다.
이 연구는 정신 장애가 없는 사람과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구분할 때
현존하는 형태의 진단이 매우 부정확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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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신 의학
반정신의학(反精神醫學)은 정신과 치료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보다
더 해롭다는 견해에 기초한 사상이다.
반정신의학은 위험한 치료법에 대한 반대에서 비롯되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위험한 치료법의 예로는
전기 경련 요법, 인슐린 쇼크 요법, 뇌엽 절제술이 있다.
정신의학에 대한 최근의 우려는 21세기 초 어린이를 위한 정신과 약물 처방의 현저한 증가이다.
모든 현대 사회는 정신 환자의 비자발적 치료 또는 비자발적 입원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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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신의학
인습적인 정신의학이론과 치료법에 대한 반대운동으로,
특히 1960년대와 70년대 초기에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영국의 랭(Laing)과 미국의 토마스 차쓰(Thomas Szasz)의 저작과 연결되어,
정신병을 취급하는 데 채택되는 치료적 기법뿐만 아니라 정신병에 대한 일반적 개념까지 공격하였다.
랭과 차쓰는 그들 자신이 심리치료가였다.
랭의 견해로는 '정신병'은 과학적 근거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개념이다.
'정신병'의 원인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다.
그의 제안은, 그렇게 묘사된 정신적, 행동적 상태는 스트레스와 긴장,
그리고 가족생활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파괴에 대한 의미 있는 반응으로 보는 것이 더 옳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적 상태는 개인이 관련된 사회적 상황이 완전히 고려될 때만 의미를 갖는다.
의사와 환자의 가족은 랭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종종 한 사람을 '미쳤다'고 낙인 찍는데 있어서 공모를 한다.
차쓰의 주장은 비록 세부적인 면에서는 다르지만 핵심적 측면에서는 유사하다.
『정신병의 신화』(1961)에서 그는,
심리치료가들은 조현증(정신분열증)을 진단하는 데 있어서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러한 것을 기초로 조현증(정신분열증)은 질병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차쓰에 의하면 환자들은 그들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고
이에 상응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랭과 차쓰 모두 정신병원에서의 환자의 비자발적인
감금, 전기충격요법, 전두엽절제술, 심지어 안정제 등과 같은 치료기법의 사용,
적절한 이유 없이 개인의 자율성을 부정하는 것과 불확실하고 억압적인 생각 등을 지적했다.
반정신의학운동에 영향을 끼친 사회학자로는
푸코(Michel Foucault)와 고프만(Erving Goffman)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반정신의학 [antipsychiatry] (사회학사전, 2000. 10. 30., 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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